첫이별2 Ep 2. 이별은 선물이다 이별은 선물이다. 이별은, 유한했던 사랑이 영혼에게 남기는 마지막 선물이다. 팔백 일 남짓한 첫 연애의 마침표를 실감했을 때 나의 세상은 무너졌다. 정신은 반 쯤 나가고 머리는 온통 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이별 이튿날, 일정 차 역삼 한복판을 거닐 땐 터져나온 눈물을 멈출 길이 없었다. 비슷하게 며칠을 살며 삼 일 간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그럼에도 배고프지 않았다.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무지막지한 슬픔, 온 몸의 장기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듯한 기묘한 느낌. 그것은 나를 죽이지 못해 기꺼이 살아있는 고통의 상태였으며, 날선 칼날이 내는 표피의 생채기를 반항 않고 모두 받아내는 끔찍함이었다. 온 살갗이 갈갈이 찢기는 기분, 이제는 되려 판타지스러운 감각이 되었지만 .. 2026. 9. 14. Ep 1. 첫 이별을 기록하며 나는 그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그러한 운명이 있지 않은가. 나와 맞지 않는 색의 립스틱, 먹을 때마다 체하는 태음인의 닭고기 같은 존재 말이다. 필연적으로 끌렸지만 나와 다른 상성에 끝끝내 멀리 하게 되는, 그도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우린 운명이었던 것과 동시에 찰나에 종속된 필연이었다. 누군가에겐 그저 그렇겠지만, 나는 그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는 기억도 나지 않는 유년 시절을 한 동네에서 보냈다. 2005년, 다섯 살의 내가 서대문구로 이사오기 전까지, 나는 반대편에 떨어진 광진구의 작은 동네에서 자라났다. 그가 살아온 아파트 앞의 한 초등학교, 그리고 그 옆의 빌라에서 나는 짧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언젠가 스무 해 만에 그의 동네를 거닐며 나는 처음으로 그와의 운명에 대해 .. 2026. 9. 7. 이전 1 다음